minjunki

존재 형식의 유속과 편린, 그 기억의 지문(指紋)

-작가 민준기 작품에 대한 소론

홍경한(미술평론가)

1. 고요하다. 아니, 조용함과 잠잠함을 넘어 때론 적막마저 느껴진다. 작가도 그렇고 사진 작품도 그렇다. 그러나 어찌 보면 그것이 매력이다. 전부라고 할 수는 없으나 언행이 번잡스럽지 않다는 것은 대개 그만큼 내적인 면에 비중이 있음을 지정하니 말이다. 하지만 작가의 평온한 작품 속 이면엔 분주하게 움직이는 기억의 회로가 침잠되어 있다. 그건 마치 쉼 없이 터지는 발광체처럼 분열과 자가 복제를 거듭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감정이 얹힌 환기의 산물로 수없이 잉태되곤 한다.

작가 민준기는 사진을 통해 기억을 귀정(歸程)의 일부분으로 끄집어내어 화면에 옮긴다. 그곳엔 특정한 추억을 공유했던 지인들이 등장하고 발자취를 남겼던 어떤 풍경이 수놓아지며, 도시와 일상이 들어선다. 간혹 추상성이 강하면서도 모호한 형상자체로 귀결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재현성을 띠기에 인식 가능한 범주에 놓인다. 저건 무엇이고, 이건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성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수용은 언제나 난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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